│뭔가 모자란 느낌인데, 기분 탓인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 특히 식품업계에서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에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현상이 전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중량을 줄이거나 가격이 저렴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포함이 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가격은 유지하면서 제품의 크기나 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은 낮춰서 사실상 값을 올리는 효과를 거두는 전략.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만든 용어입니다.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표현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또 다른 말로는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국내 기업의 실태를 보면, 오리온이 지난달 27일부터 핫브레이크(초코바)의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5g 축소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의 용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5g 줄였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기업의 입장에서 당장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용량의 변동이 덜 민감하고 구매 저항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숨겨진 인플레이션이라 불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이 오른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다른 상품군에서는 할 수 없는 식자재, 특히 가공식품류에서 할 수 있는 양과 질의 축소는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이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행위입니다.
반면에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고환율, 고물가에 영향을 받고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 먹거리부터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익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이런 방법까지 사용해야하는 경제적 위기가 왔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고, 모든 먹거리의 가격 또한 인상되어 왔습니다. 식품 가격은 특히 한 번 인상하면 쉽게 다시 내리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중량의 조절로 기업의 최소 생존을 위한 마진을 남기는 것이라면 이해는 할 수 있기도 합니다. 곡물류의 가격이 내려가고 물가가 안정된다고 올랐던 식품류의 가격이 다시 내려가는 것을 보신 적이 있나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쉽게 올리지 못하고 다시 내리기 힘든 것이 특히 식품군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도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하루빨리 경제적인 상황이 안정되어 맛있는 식사를 가격 생각을 덜 하고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오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큼 행복한 일도 없는데, 먹는 데에는 돈 아끼지 않을 수 있는 시장 상황이 어서 도래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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